속초의 실향민 문화

속초 실향민의 식문화(청호동 주민을 중심으로) / 속초시사(속초문화원발간)에서 인용

1,624 2017.03.27 12:01

본문

속초 실향민의 식문화(청호동 주민을 중심으로) 

  오늘날의 속초는 한국전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만 하더라도 속초는 동해안의 작은 포구였다. 속초의 환경변화에 큰 역할을 한 것이 한국전쟁에 의한 북한 주민의 월남으로 피난민들은 한 발자국이라고 고향에 가까이 가고 싶은 열망에 북한과 가장 가까운 이곳 속초에 모여들었다. 즉 이들은 1·4후퇴 때 피난민으로 월남하였다가 휴전선이 고착화되면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속초에 모여들어 차차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속초의 일원으로 새로운 피난민 문화를 형성하였다. 특히 실향민들이 집중적으로 정착한 곳이 청호동으로 이들의 생활문화가 반세기동안 속초지역에 정착하면서 기존의 속초문화에 흡수되었고 음식문화도 마찬가지로 그들만의 고유한 것도 잔존하지만 대부분 기존의 속초지역 음식과 유사한 것으로 변질되기도 하였다.

 

가. 생활기반의 변화

  한국전쟁으로 급속히 유입된 실향민의 증가는 산업구조 면에서 농업 중심에서 어업중심으로 바뀌었으며 인구 면에서 보면 강원도 출신보다 함경도 및 이북 출신이 많은 곳으로 바뀐다. 이러한 사실은 인구통계 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표 8-1-2). 이 표를 보면 속초 전체 인구 중 농업인구가 4,901명(20.7%), 어업인구는 5,666명(23.9%)로 일제시대보다 어업인구가 상당히 늘어났으며 특히 현재의 청호동에 해당하는 5구는 농업인구는 전혀 없는 어업중심지역이다. 즉 월남인들은 대개 속초에 들어온 후 어업에 종사한 반면 원주민들은 농업에 종사하는 지역과 직업 분포상의 경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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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속초읍,『읍세일람』,1955,p.14

 

속초의 실향민들은 전쟁으로 인해 아무런 준비 없이 월남하였기 때문에 그들의 생활은 상당히 어려웠다. 연고도 없고 땅도 없고 자본도 없었으므로 청호동에 모여 어업을 생계수단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적절한 생계수단이었다. 1950년대에 풍력으로 운항하던 어선이 동력으로 대체되면서 울릉도 근해까지 어업의 권역이 확대되었고 야간 오징어 조업이 가능해지면서 명태나 오징어의 어획량이 급속히 증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오징어나 명태의 덕장사업의 활성화를 가져왔다. 이것은 활어의 배따기, 매달기 등의 고용창출효과와 명란 가공산업 등의 노동집약산업이 활성화되어 남성보다 취업의 기회가 적었던 부녀자들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아직 가내수공업의 수준을 면지 못하였다. 1960년대를 통하여 피난민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 사업이 해산물 관련 사업으로 다수의 명란가공공장이 가동되었으며 오징어나 명태를 건조하는 사업장이 성행하였다. 그 시대에는 집집마다 지붕이나 마당에 그리고 바다 백사장에 미역을 말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으며 속초의 대표적인 수산물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는 속초 앞바다의 미역바위를 입찰하여 미역을 채취하는 사업도 활성화되었으나 투기성이 강한 사업이기도 하였다.
  또한 겨울에는 명태 덕장 사업이 더욱 활성화되어 청호동 일대와 한계령의 한랭지역에서 대규모의 덕장이 생겨났다. 여기서 생산된 황태(노랑태)는 독특한 맛과 색깔로 유명하다.

 

나. 함경도 실향민이 중심이 된 청호동
  또 하나의 특징은 월남 이주민 중 함경도 출신이 많다는 점이다. 한국전쟁 이후 속초읍에 유입된 월남민은 48,722명으로 실제 청호동 거주민의 92.9%가 함경남도 출신으로 이중 함경남도 북청군 신포읍 주민이 가장 많다. 청호동 일대가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실향민 집단거주 지역으로 흔히 ‘아바이 마을’로 불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1986년 속초시의 조사에서 동별 월남인 통계를 보면 월남 이주민의 비율이 과반수를 넘는 동으로 교동(60.0%), 금호동(59.98%), 동명동(60.0%), 영랑동(59.97%), 조양동(54.97%), 중앙동(59.96%), 청학동(59.99%), 청호동(95.307%)로 속초는 이주민의 도시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속초에는 함경도 이주민 이외에 북강원도(휴전선 이북 강원도), 황해도, 평안도 등의 월남이주민도 존재하고 있다. 1996년 속초시 자치행정과에서 조사한 인구조사에 따르면 1996년 11월에 청호동에 살고 있는 함경도 출신이 68%를 차지하였으며, 북강원도 출신이 15~16%정도, 그 외 황해도, 평안도 이주민도 소수 있어 속초는 원주민보다 월남이주민의 인구구성비율이 더 높은 이주민의 도시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과 더불어 북청사자놀음과 같은 함경도 문화가 새로이 등장하였고 언어에 있어서도 월남이주민의 언어가 섞이게 되었으며 음식에 있어서도 피난민의 음식이 강원도 원주민이나 비정착촌 사람들의 음식과 섞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 실향민의 향토음식


1) 전통적인 이북음식


가) 함경도 음식


  함경도는 우리나라의 가장 북쪽에 위치하며 백두산과 개마고원이 있는 험악한 산간지역이 많다. 기후가 가장 추운 지방으로 벼농사보다는 밭농사를 많이 하며 잡곡의 질도 우수하고 생산량이 많으며 특히 콩의 품질이 우수하다. 주식으로 기장밥과 조밥을 많이 해 먹고, 귀리, 기장, 조, 수수, 메밀, 감자, 옥수수 등이 산출된다. 감자, 고구마의 품질도 우수하여 녹말을 만들어 반죽하여 국수틀에 넣어 눌러서 쓰는데 비빔국수와 냉면을 만들어 먹는다. 동해안은 리만 한류와 동해 난류가 교류하는 세계 3대 어장의 하나로 명태, 대구, 삼치, 정어리, 청어, 연어, 넙치 등의 생선이 많이 잡힌다.

 

  음식의 간은 짜지 않고 슴슴하고 담백하다. 평안도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접해 있어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음식의 간이 세지 않고 맵지도 않으며 담백한 맛을 즐기며 음식의 모양도 먹음직스럽고 큼직하여 대륙적이고 대담하며, 장식이나 기교를 부리거나 사치스럽지 않다27).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날씨가 더 추우므로 음식의 간은 싱겁고 담백하다. 그러나 고추와 마늘 등 양념을 강하게 써서 양성적인 맛을 즐기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회냉면인 함흥냉면이다. 함흥냉면은 녹말가루로 국수를 빼고 생선회를 맵게 비벼함께 먹는 독특한 음식으로 ‘다대기’라는 말도 이 지방에서 나온 말로 고춧가루 양념의 별칭이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주식으로 닭비빔밥, 잡곡밥, 찐조밥, 강냉이밥, 옥수수죽, 얼린콩죽, 감자국수, 감자 막가리만두, 회냉면, 물냉면, 찬류로 가릿국, 다시마냉국, 세천어국(천엽국), 동태매운탕, 비웃구이, 영계찜, 닭섭산적, 가자미식해, 도루묵식해, 고등어회, 콩나물김치, 원산해물잡채, 채칼김치, 함경도 대구 깍두기, 봄김치, 동태순대, 태석28), 섭죽29), 되비지찌개, 순대30)등이 있으며 병과류로는 오그랑떡, 함경도인절미, 달떡, 찹쌀구비, 괴명떡, 꼬장떡, 언감자떡, 조과로는 산자, 강정, 과줄, 만두과, 약과, 들깨엿강정, 콩엿강정, 가랍떡31)이 있고 음료로는 단감주를 들 수 있다32).

 

  함경도는 추운 고장으로 옛날에 개가죽 바지, 개가죽 저고리 등을 입은 풍속이 있었으므로 개고기를 식용에 많이 썼음을 알 수 있으며, 함흥 일대는 개장국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개장국을 끓일 때는 먼저 개고기를 통째로 푹 고아서 살을 손으로 찢어 다진 마늘, 다진 파를 넣고 간장, 고춧가루, 후춧가루로 조미한다. 조미한 고기를 그릇에 담고 그 위로 끓여 놓았던 맑은 국물을 붓는다. 개장국은 여름 한 때의 보신용 음식으로 쓰인다.


27) 황혜성 외 2인,『한국의 전통음식』,교문사,1989,pp.136~137
28) 옥수수로 만든 된 조청을 좁쌀가루 고물에 묻힌 엿으로 친정에 다녀오면서 만들어 와 동네에 한 접시씩 돌려 나눠먹던 반가음식
29) 섭조개와 닭을 넣고 끓인 쌀죽
30) 돼지창자 속에 삶은 우거지, 양념한 숙주, 돼지피로 물들인 찹쌀 등으로 넣어 만든 음식
31) 빻은 수수를 옥수수잎이나 가랍잎으로 싸서 찐 떡
32)『 속초시 거주 피난민 정착사』,속초문화원,2000,pp.206


나) 황해도 음식

  황해도는 우리나라의 중서부에 위치하며 곡창 지대로 유명하다. 특히 연백평야와 재령평야에서 쌀의 생산량이 많으며 품질도 우수하여 왕실의 진상미로 쓰일 정도였으며 잡곡의 질도 좋고 풍부하다. 특히 조는 구수하고 알이 좋아서 남쪽사람들이 보리밥을 즐기듯이 잡곡밥을 많이 해먹는다.

  또한 곡식은 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많이 생산되어 가축들의 사료로 이용되는데 질 좋은 사료를 먹는 가축의 고기 맛은 특별하다고 한다. 가정에서는 닭을 많이 기르는데, 닭은 살찌고 맛이 좋아 여러 음식에 다양하게 쓰고 있다. 특히 만두나 밀국수에 닭고기를 많이 이용하였는데 만두의 소로도 쓴다.

  서쪽과 남쪽이 바다와 접해 있고 연해의 수심이 얕으며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점이기 때문에 수산자원도 풍부하다.

  음식은 구수하고 소박하며 기교를 부리지 않고 음식의 양이 풍부하고 큼직큼직하게 만든다. 간은 싱겁거나 짜지 않고 충청도 음식과 비슷하며 김치를 담글 때에는 고수와 분디라고 하는 향신채소를 반드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이 긴 고장이라 김치가 더디 익기 때문에 맵지 않고 싱겁게 담으며 양념과 부재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 국물 맛이 담백하다. 동치미는 무를 넉넉히 넣고 배와 삭힌 고추, 청각 등을 넣어 익혀서 만드는데 시원한 동치미의 국물을 충분히 만들어서 메밀국수를 말아먹기도 한다.

  주식류로는 잡곡밥, 김치밥, 비지밥, 김치말이, 냉콩국, 수수죽, 밀범벅, 밀다갈버무리, 호박만두가 있으며 찬류로는 김치국, 김치순두부찌개, 조기매운탕, 돼비지탕, 애호박찌개, 돼지족조림, 붕어조림, 행적, 대합전, 잡곡전, 개구리구이, 호박지, 순대, 묵장떼묵, 김치적, 청포묵, 호박김치, 동치미가 대표적이다. 병과류에는 꿀물경단, 증편, 오쟁이떡, 수리치인절미, 잔치메시루떡, 무설기, 좁쌀떡, 혼인인절미, 혼인절편, 큰송편, 닥알떡, 닥알범벅을 들 수 있으며 조과로는 무정과, 음료로는 연한 식혜를 즐겨 해 먹는다.


다) 평안도 음식

  평안도는 우리나라의 북서부에 위치하며 기후가 춥고 산세가 험하다. 서쪽은 서해안과 접하고 있어 수산자원이 풍부하고, 동쪽은 산이 높고 험하지만 들판도 넓어 산채와 밭곡식이 풍부하다. 특히, 신의주평야나 안주평야 등에서 비교적 쌀이 많이 생산되고, 잡곡 중에서 보리보다는 조를 많이 생산한다. 옛 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많아 이 지역 사람의 성품은 진취적이고 대륙적이며 음식도 큼직하고 먹음직스럽고 푸짐하며 모양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곡물로 만든 음식 중에는 메밀로 만든 냉면과 만두 등 가루로 만든 음식이 많으며 국수도 즐겨 먹는 편이다. 또한 콩과 녹두 음식이 많은 것도 큰 특징이다.

  추운 지방이라 기름진 육류음식을 즐겨 먹으며, 음식의 간은 맵거나 짜지 않고 싱거우며 음식은 예쁘게 하기보다는 먹음직스럽고 크게 많이 만드는 것을 즐긴다. 특히 평양의 음식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데 대표적인 것이 평양냉면, 순대, 어복쟁반, 온반, 닭죽 등이 유명하다. 또한 양지머리를 고아서 기름을 말끔히 걷어낸 육수로 동치미를 담가 그 국물에 냉면을 말아 먹으며 냉면김장김치, 가지김치, 동치미 등이 있다33).

  주식류로는 평양냉면, 온면, 강량국수, 평안 만두국, 온반, 김치말이, 닭죽, 어복쟁반, 생치냉면, 굴린만두, 어죽 등이 있으며 찬류로는 돼지순대, 녹두지짐, 콩비지, 꽃게찜, 고사리국, 내포중탕, 오이토장국, 돼지고기구이, 무공더덕전, 도라지장아찌, 냉채, 가지김치, 영변김장김치가 있다. 병과류로는 노티, 조개송편, 송기떡, 무지개떡, 골미떡, 꼬장떡, 뽕떡, 찰부꾸미, 과줄, 견과류, 엿, 태식, 돌배 등이 있다.


33) 이춘자 외 2인,『김치』,대원사 1998,p.86


2) 속초 실향민의 음식

 

  청호동 주민의 음식은 함경도의 풍습이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해바다를 끼고 있으므로 해산물로 만든 음식이 풍부한 편인데, 음식의 간은 짜지 않고 담백하지만 마늘, 고추 등 양념을 강하게 쓴다.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김치류나 떡, 장류에 있어서 검소하고 소박한 음식문화를 보여 준다. 청호동에서는 해물요리를 많이 해 먹었는데 대부분 지지는 조리법을 쓰고 있고, 물 좋은 생선으로 얼간생선을 만들어 양념하여 찌는 조리법이 보편적이다. 물론 신선한 어물이 많아 회를 즐기는 경우가 많고 매운탕도 다른 해안처럼 많이 만들어 먹는다.

 

  함경도는 기후적으로 강원도보다 훨씬 춥고 겨울이 길기 때문에 김치를 담을 때에도 싱겁고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 백김치에 가깝게 담는 경향이 있다. 또한 김장김치를 담글 때에는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명태식해나 가자미 등의 생선을 김치와 함께 저장한다. 그러나 피난민들이 월남 후 날씨가 함경도보다 더 따뜻한 환경에 적응하여 김치는 점차 짜지고 고춧가루도 많이 사용하게 되었으며 김장에 명태 등을 넣는 비율이나 양도 줄어들었다.

 

  청호동을 속칭 ‘아바이마을’이라고 하는데 그 유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는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순대가 발달하였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어교순대34), 병천순대35), 경기도순대36), 제주순대37), 백암순대38), 평안도순대39), 함경도순대40), 개성순대41), 명태순대42), 찹쌀순대43), 오징어순대44) 등이 있다. 이 중 속초 실향민의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아바이순대, 오징어 순대, 명태 순대를 들 수 있다.

 

  ‘아바이’라는 말은 함경도 말로 아버지라는 뜻으로 순대를 만들 때 돼지의 대창을 이용해 만드는 데 돼지 한 마리를 잡았을 때 소창은 많이 나오지만 대창은 기껏해야 1m밖에 나오지 않으므로 이 대창을 이용해 만들었기에 귀하고 좋은 것이라는 뜻으로 ‘아바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생각된다.

 

  아바이순대는 함경남도 북청지방의 고유 음식으로 돼지를 잡은 후 돼지머리살과 무청은 삶아서 다져 넣고, 돼지 창자와 창자에 붙은 기름, 파, 마늘, 생강, 소금 등의 양념을 넣고 대나무 꼬챙이로 순대를 찔러서 삶을 때 터지지 않게 한 후 끓는 물에 삶아낸다. 보통 찹쌀을 넣기도 하지만 구더기 같은 느낌이 들어 잘 넣지 않는다고 한다45).

 

  속초시 청호동은 함경도 사람들이 1·4후퇴 당시 남하하는 국군을 따라 내려왔다가 고향에 가지 못하고 정착하여 만든 동네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함경도 외의 사람들도 마을에 터를 잡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주민의 60%가 함경도 출신이다. 이 아바이 마을에서 1999년도에 ‘함경도 향토음식축제’를 열었는데 그때 이 아바이순대가 출품되어 처음 이름을 얻었다.


34) 채소와 고기를 다져 두부와 함께 민어속에 넣고찐 음식
35) 많은 재료가 들어가 푸짐하지만 맛이 기름진 것이 특징
36) 많은 육류와 채소가 사용되는 것
37) 보리, 메밀, 부추를 넣어 만든 것
38) 순대 소를 갈아 맛이 부드러워 소세지를 먹는 듯한 맛이 남
39) 당면이 많이 들어가고맛이 담백
40) 주로 대창에 소를 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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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바이 순대와 더불어 또 하나의 별미음식이 있으니 명태순대이다. 명태순대는 창자가 아니고 명태 배속을 주머니로 삼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함경도지역에서는 명태가 가장 많이 잡혀 명태로 순대를 만드는 데 일명 ‘통심이’라고도 부른다. 명태를 절인 뒤에 입 쪽에서부터 내장을 빼내어 깨끗이 씻어 물기를 거둔다. 여기에 명태내장, 두부, 삶은 배추와 숙주, 다진 마늘, 다진 파, 후춧가루, 소금, 된장 등을 모두 섞어 소를 만들어 명태 입 쪽에서부터 뱃속까지 꼭꼭 채워 넣고 입을 아무린다. 김장철에 많이 만들어 꾸덕꾸덕하게 말려 겨울 동안에 찌거나 구워서 썰어 먹는다. 몹시 추울 때면 몇 마리든지 꿰어 얼려 가지고 수시로 사용한다. 이렇게 한꺼번에 만들어 얼리면 갑자기 손님이 왔을 때 긴요하게 쓸 수 있으며 손쉬운 선물도 될 수 있다.


  옛날에는 함경도에서 좋은 고구마가 많이 나서 고구마녹말을 썼으나 남쪽으로 이주한 함경도 주민들은 감자녹말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겨울에는 녹말만으로 국수사리를 빼고 여름에는 밀가루를 1할 정도 섞어서 만든다. 녹말을 익반죽하여 국수틀에 넣고 눌러 끓는 물에 삶아진 것을 건져 찬물에 씻는다. 이렇게 만든 사리는 국수양념을 하여 큰 대접에 담는다. 손바닥만한 참가자미는 맛이 좋아 회냉면에 주로 썼고 가자미식해도 유명한 음식인데, 가자미가 귀해지자 가오리나 명태를 냉면에 넣기도 한다.

 

  운단절임은 특별 반찬인데 날로 양념하여 무치고, 얼간고등어는 청호동의 명물로 싱싱한 얼간 고등어를 양념하여 밥에 쪄서 먹거나 간장에 조려먹는 조리법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겨울철에 수확량이 많은 알을 밴 양미리는 구워서 먹는다. 김치를 만들 때 일반적으로 젓갈을 많이 넣는데 젓갈의 종류는 명란젓, 서거리젓, 창란젓, 바다게젓 등을 많이 하며, 요즘에는 멸치젓과 새우젓도 많이 쓰고 있다. 청호동의 함경도 사람들은 해우고기를 넣은 김치를 먹는데 봄에 먹으면 다섯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좋다고 한다. 국은 미역으로 된 장국을 먹고, 밥은 잡곡밥을 주로 먹는다. 음식의 모양은 큼직하게 대륙풍으로 만들고 시원스럽고 장식도 단순하여 기교를 부리거나 사치스럽지 않다. 성품이 활달한 것처럼 야성적인 음식을 즐기는 식성이 청호동의 음식문화라고 볼 수 있다.

 

  함경도에서는 한해(10월~다음해 1월)동안 명태를 100발을 잡으면 기념으로 떡을 해서 선원들과 그 가족, 동네사람들에게 두루 나눠 먹였는데 그 떡을 ‘백바리떡’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1발은 100두름을 의미하므로 100발이란 10,000두름을 잡은 것을 의미하므로 농사로 치면 대풍년이 든 것을 자축하는 의미로 ‘백바리떡’을 해 먹었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풍습이다. 또한 수산업을 하는 가정에서는 아침에 외부에서 여자들이 먼저 집안으로 들어오면 부정을 탄다고 하여 반드시 남자가 먼저 들어오게 하였다.

 

  또한 상차림에 있어 어물의 산출이 많으므로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제물로 어물로 만든 적을 쓰고 생선보다 말린 포를 이용하여 양념하여 찌는 조리법을 많이 활용하였다. 이때 주로 명태, 가자미, 새치(이면수)등을 많이 이용하였으며 산 문어는 가격이 비싸도 반드시 올리고 전은 주로 녹두전을 많이 올렸다46).

 

  떡은 기교를 부리지 않고 소박하고 큼직하게 만들어 구수한 편이다. 찰떡, 인절미, 달떡, 오그랑떡, 찹쌀구비, 괴명떡, 꼬장떡, 언감자떡을 만들어 먹는다.

 

46) 김선옥(여) 1940년생,교동거주,함경도 출신


3) 속초실향민의 통과의례음식


가) 산육풍속

  피난민들의 기자풍속(임신과 출산과 관련된 습속)으로 개, 닭, 돼지 같은 것을 살생하지 않으며 상가 음식을 먹지 않는다. 또한 임신하면 매운 것을 먹지 않으며 출산 후 첫 칠일까지는 미역국과 밥만 먹는다. 아기를 출산한 다음에는 왼새끼로 꼰 금줄을 매는데 솔가지를 대문간에 건다.

  아기가 백일이 되면 밥과 국을 해서 동네사람과 나누어 먹으며 수수떡과 백설기를 한다. 백설기는 백 사람이 나누어 먹으면 좋다고 하며 수수떡은 바람을 물리치라는 의미이다.


나) 폐백음식

  폐백음식은 대추에 술을 뿌려 홍실에 길게 꿰어 고이고, 쇠고기 산적, 닭산적 등을 쓰기도 한다. 절편이나 인절미를 크게 만들어 함지에 가득 담고, 돼지머리를 삶아 가지고 가거나 시루떡을 함지에 가득 담아가지고 가는데, 격식보다는 대체로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한다.

  큰상에는 귀주떡, 절편, 인절미 등을 크게 만들어 수북하게 고인다. 돼지고기 삶은 것, 쇠고기 삶은 것, 생선을 반쯤 말려 굽거나 찐 것도 쓴다. 과일이나 과줄 등을 높게 고여 담아 큰상을 꾸민다. 신랑과 신부 앞에는 장국상을 차려 놓는다.


다) 제사음식

  제례는 차례(茶禮), 차사(茶祀), 절사(節祀)라고도 하며 설과 정월대보름날, 한식, 추석, 동지 등에 차례를 올리는데 피난민들은 설과 한식, 추석을 중요하게 여긴다. 대부분 이북식으로 제사를 지내므로 초저녁 제사는 없고 주로 새벽 자시(子時)경에 지낸다.

  제사음식은 일반적으로 ‘치’자가 들어간 생선은 쓰지 않으나 도치는 ‘싱어’, 새치는 ‘임연수’라 하여 제수로 사용한다.

  제사음식의 그릇 수는 반드시 홀수로 장만하며 날회는 사용하지 않는다. 김치는 씻어서, 닭은 대꼬치에 꿰어 구어서 사용하며 무숙채는 빼 놓지 않고 올린다.

  떡은 편틀에 고여 담는데 제편, 약계, 중계, 인절미, 절편, 솔편의 순서로 고인다. 떡은 차좁쌀로 만든 조찰떡, 시루편, 찰떡을 쳐서 밀대로 밀은 후 썰어 기름칠 한 번철에서 구워 물엿을 바른 자바귀떡을 놓는다.

  그 외에 제사에 쓰는 과줄은 하얗게 만들어 찹쌀을 붙여 큼직하게 만들어 높게 고인다.


4) 속초실향민의 세시풍속

  북한 피난민들은 특수한 처지와 현실에서 난민촌을 형성하였기에 북한의 세시풍속을 전승함으로써 결속력을 다지고자 하였다. 또한 북한의 세시풍속이 속초의 세시풍속과 결합되어 또 다른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속초지역 피난민들은 해안가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된 지리적 특징, 피난민이라는 상황적 특징으로 인하여 생업인 어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함경남도 풍속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피난민들은 정월 초하루, 한식, 단오 등을 명절로 치고 추석은 남쪽의 명절로 인식하고 있다.


가) 정월초하루

  함경도 사람이 많이 사는 청호동에서는 세배객이 오면 북한식의 커다란 찰떡, 가래떡, 인절미를 대접하며, 후배나 친구들이 오면 명란젓, 명태국을 내 놓는다. 별식으로 명태순대를 반주상으로 내 놓기도 한다.

  북청사람들은 명절 때 명태순대를 해서 먹기도 하며 차례상에는 직접 잡은 명태와 가자미를 쪄서 머리 째 반드시 올리며 어물로 만든 적과 말린 포를 제물로 쓴다.


나) 정월 대보름날

  피난민들은 정월 대보름에 부럼을 깨물어 몸의 부스럼을 예방하고 약밥을 한다. 약밥을 찔 때 지누아리와 같은 식용 해초를 넣기도 하고 동치미 국물과 명태젓갈을 반찬으로 먹는다. 또한 집안의 액막이로 약밥을 한지에 싸서 바다에 내던지면서 한 해동안 평안하기를 기원하였다.


다) 바람님날

  음력 2월 초하루를 ‘영동날’ 또는 ‘바람님날’, ‘영동할머니날’이라 하여 바람님을 모신다. 이는 어로 작업이 주업인 이들에게는 비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므로 매서운 바람이 불어 해난사고가 없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대체로 1970년대까지는 성의껏 잘 모셨다고 한다. 명태에 소금을 넣어 맑게 끓이고 메를 지어 식구수대로 수저를 꽂고 치성을 올리는데 음력 2월 15일날 하늘로 올라가고 20일이 되면 수부신까지 모두 올라가는데 이 기간에는 색깔있는 옷을 입지 않고 상가집에도 가지 않는다고 한다.


라) 동짓날

  동짓날에 피난민들은 오구랑을 낳은 팥죽을 해 먹는데 오구랑이란 새알처럼 생긴 옹심이의 함경남도 방언이다. 오구랑팥죽의 오구랑은 수수로 작게 만들어 수 십개를 넣어서 먹는다.


5) 민속신앙


가) 성황제

  성황제는 가장 보편적이고 대표적인 한국의 마을신앙으로 ‘동신제’라고도 한다. 청호동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에 택일하여 성황제를 지내는데 주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믿어 제물로 삼색실과와 어물, 소머리를 반드시 올린다고 한다.

  성황제 이외에도 정초에 첫 출어 할 때와 어로 작업이 부진할 때에도 성황당에 와서 빈다.


나) 용왕제

  피난민 중에는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 바다신을 의지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신이 용왕신이다. 이에 동해바다의 해신인 동해 용왕신에게 3년 또는 5년 마다 ‘배신굿’이라 하여 제사를 지낸다. 이는 풍어제의 일종으로 첫째는 고기를 많이 잡게 해달라는 풍어제의 성격이며 둘째는 바다에 나가 사고 없이 조업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원재의 성격을 갖는다.


다) 배성주제

  일명 ‘뱃고사’라고도 하며 배에 모신 성주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것이다. 주로 선주가 개인적으로 치성을 올리는 것인데 이때는 제물로 어물을 쓰기도 하고 육류를 쓰기도 하지만 이 두 가지를 함께 쓰지는 않는다.

  선주들이 처음에 배성주를 봉안하면 매년 정초에 그 해 처음 잡은 생선과 메, 떡, 술 등을 차려놓고 축원을 한다. 다음에 배성주신을 상징하는 한지를 거는데 이미 달아놓았던 한지는 불에 태운다.

 

글 송주은 <동우대학 호텔조리과 교수>
감수 최용문<前속초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