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탐방뉴스

엄상빈 사진전 <아바이마을 사람들> 아트플랫폼 갯배, 2017. 6. 15(목) - 7. 31(월)

8,610 2017.06.12 13:14

본문

●엄상빈 작가의 변 (페이스북에서 퍼옴)

전시 안내입니다.
아바이마을은 1983년부터 찍기 시작하여 35년간에 이르는 동안 1998년, 2012년에 두 번 책을 출간했고, 1997년 서울 코닥포토살롱, 속초문화회관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습니다.
물론 그릅전으로 발표도 여러 차례 했지만 사진을 찍은 그 현장 아바이마을에서 전시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가 설레는 이유는 사진 속 주인공들께서 전시장을 찾을 수 있어서 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기도 했지만 숱한 사연과 이야기가 있으리라 봅니다.
실향민촌 아바이마을에서 고향 얘기를 하기는 죄스럽지만 저한테는 "제 사진의 고향"이 바로 아바이마을입니다.
사진인생 40여 년 중에 발품을 가장 많이 판 곳이 바로 아바이마을이기에 14번째의 개인전 같지 않고 첫 번째 개인전 같은 기분입니다.
우리 다함께 통일 염원을 빌어 보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엄상빈 사진전 - 아바이마을 사람들

- 전시명 : 엄상빈 사진전 『아바이마을 사람들』
- 일시 : 2017. 6. 15(목) - 7. 31(월)
- 장소 : 아트플랫폼 갯배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793-32)
- 개막식 : 6월 15일 오후 6시
- 관람시간 : 오전 11시 -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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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문화관광부에서 주관한 ‘마을미술 프로젝트 공모’에 당선되어 속초시 청호동(아바이마을)에 갤러리 「아트플랫폼 갯배」가 세워졌다. 이에 따라 1983년부터 현재까지 35년간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의 삶을 사진으로 기록해온 사진가 엄상빈의 사진을 초대하여 여는 전시회이다.  사진가가 직접 인화하여 보여주는 흑백사진 40여점이 전시된다. 디지털 시대에 점점 보기 힘들어지는 흑백은염사진의 맛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가 되리라 기대한다.

 

■ 작품해설

- 청호동 사진의 슬픈 동화
 어떤 사진가가 특정 지역을 수십 년간 드나들며 기록한 경우는 매우 보기 드문 일이다. 30년 동안 서울의 한 동네를 드나들며 <골목안 풍경>을 촬영한 사진가 김기찬의 선례가 주목할 만했다. 아무튼, 이런 장기간에 걸친 작업에는 위험이 따른다. 우리는 대체로, 사진에서 빠르고 새로운 것을 바란다. 가능한 한 참신한 ‘이미지’를 보고 싶어 한다. 사진이 ‘보통 이미지’가 아니라, 현실을 곧이곧대로 다시 보여주는 ‘특별한 이미지’라는 점을 종종 잊어버린다. 그래서 현실에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 해도, 사진이 무엇인가 새롭게 보여주길 기대한다. 아무리 빤한 현실이라도 그와 동시에, 그 현실과 어긋나는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요컨대, 현실 그대로라면 어딘가 아쉬워한다. 어떤 식으로든, 조금이라도 현실이 아닌 이미지 그 자체의 매력을 느끼고 싶어 한다. 따라서 사진가가 이와 같이 얼핏 모순되고 미묘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서 구태의연한 현실을 직시한다는 것만큼 난감하고 힘든 일도 없을 것이다. 참신한 표현 대신 소박하고 심지어 누추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야 하니까. 이런 작업을 하자면, 사진가는, 우리들이 이미지를 선망하기보다, 구경거리든 아니든, 구질구질하든 아니든, 있는 그대로 현실을 직시하도록 해주는 솔직한 시선을 더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해야 한다.     
 이 동네는 사진가가 다르게 보고 변덕을 부려 보고 싶어도, 그런 눈을 채워줄만한 작은 변화조차 없었다. 거의 언제나 그렇게 변함없었다. 눈이 오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찾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달라졌다. 그러나 동네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이라면, 이 동네의 기억을 지우는 요란한 ‘동화’ 간판뿐이다. 그래도 동네는 스산하고 쓸쓸해 보인다. 사람들의 얼굴에 깊이 새겨진 주름이 펴지지는 않는다. 작가가 ‘클로즈업’으로 찍은 주민들의 초상은 그 얼굴마다 “간난(艱難)의 세월”을 견뎌낸 사람들의 위엄이 묻어난다. 그 모습이 이 민족이나 사라지는 부족을 보여주는 사진에서 느낄만한 감흥 같은 것을 불러일으킬 리 없다. 우리의 삶과 역사와 불가분하게 얽혀 있는 만큼 착잡할 수밖에 없다. 그 얼굴은 우리가 오징어찌개와 생태탕과 순대를 앞에 두고서 문득 떠올릴만한 우리 이웃의 얼굴이다. (미술평론가 정진국 / 『아바이마을 사람들』 해설 중에서)

 

■ 작가 후기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분단의 무게를 한 사진가가 감당해 내기는 힘겨운 일이다. 하지만 분단 조국의 한 단면이나마 기록할 수 있어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휴전 직후에 출생하여 끝내 종전시대를 보지 못한다면, 나는 평생을 ‘휴전’ 상황 속에서 생을 마감해야 하는 암울한 세대의 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오늘의 분단 현실을 조국에 진 빚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이 작업을 이 날까지 이끌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 또한 같은 맥락이다. 비록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사진가의 부족한 기록이지만, 이 사진들이 전쟁으로 흩어진 남과 북의 가족들이 훗날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첩이 되어준다면 바랄 일이 더 있겠는가. 나는 평소 “속초에는 동해바다와 설악산만 있는 게 아니다. 청호동도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역사의 무게로부터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곳 ‘아바이마을’의 존재와 의미를 이제는 새로운 눈으로 보아주길 더불어 바란다. (엄상빈 / 『아바이마을 사람들』 작가 후기 중에서)


■ 작가 프로필
  엄상빈(嚴湘彬)은 1954년생으로 강원대 사대에서 수학을,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1980년부터 20년간 속초고등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퇴직 후에는 상명대학교 등에서 사진을 가르쳤다.
민예총 속초지부장, 민예총 강원지회장, 강원다큐멘터리사진사업 운영위원, 동강국제사진제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아바이마을 사진작업은 1983년 속초고등학교로 옮겨오면서부터 시작하였으며 올해로 35년이 되었다.
40여년에 이르는 사진작업 중 아바이마을 작업을 사진의 뿌리로 여기며 이어오고 있다.

  「개발지구」(1987), 「Mt. Mckinley」(1988), 「신평리 풍경」(1995), 「고성 오늘 전」(1995), 「청호동 가는 길」(1997),
「고성산불」(1998), 「환경사진초대전」(2001), 「생명의 소리」(2006), 「학교 이야기」(2006), 「들풀 같은 사람들」(2008),
「창신동 이야기」(2015),「강원도의 힘」(2015), 「또 하나의 경계 - 분단시대의 동해안」(2017) 등 13회의 개인전을 연 바 있다.

  단체전으로는 광화문 갤러리 개관 기념초대전 「서울의 화두는 평양」(2000), 「한국다큐멘터리사진 33인전」(2004),
20세기 민중생활사 연구단 기획초대전 「어제와 오늘3」(2008), 「베이징국제사진주간2015」(2015), 「제3회 수원국제사진축제」(2016)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가하였다.

  사진집으로는 『Mt. Mckinley』(대성, 1988),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팡』(광명, 1993), 『청호동 가는 길』(일, 1998),
『생명의 소리』(눈빛, 2006), 『학교 이야기』(눈빛, 2006), 『들풀 같은 사람들』(눈빛, 2008), 『평창 두메산골 50년』(공저)(눈빛, 2011), 『아바이마을 사람들』(눈빛, 2012), 『창신동 이야기』(눈빛, 2015), 『강원도의 힘』(눈빛, 2015),
『또 하나의 경계 - 분단시대의 동해안』(눈빛, 2017) 등이 있다.

  동강사진박물관, 속초시립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출처] 엄상빈 사진전 - 아바이마을 사람들|작성자 곽 명우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foto3570&logNo=221024308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