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속 아바이마을

사진집 "아바이마을 사람들" 엄상빈 (2012)

1,228 2017.03.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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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두 아마이 표정 뒤 눈 덮인 아바이마을
엄상빈 사진집 ‘아바이마을 사람들’ 발간
30년간 찍어온 청호동 풍경·인물 사진 실어

 

환하게 웃는 두 아마이의 표정 뒤에 눈 덮인 아바이마을의 풍경이 평화롭게 자리잡고 있다. 눈 내리는 날 중앙시장에서 일을 마치고 아바이마을로 넘어가려고 갯배를 기다리는 중이다. 신수로 다리가 높게 드리워진 지금은 시야가 가려 볼 수 없는 풍경.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1986년에 엄상빈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다.
지난 3월 26일 눈빛출판사에서 엄상빈 작가의 <아바이마을 사람들>을 출간했다. 사진집에는 다큐멘타리 사진작가 엄상빈씨가 지난 1983년부터 30년간 청호동 아바아마을을 쫓아다니며 찍은 풍경과 인물 등 흑백사진 100여 점이 수록되어 있다.
이발소와 담배가게, 오징어 덕장, 양복점, 가게간판, 갯배, 좁은 골목길, 안방, 부엌, 손바닥만한 조개잡이 목선, 개발에 떠밀려 하나씩 사라져 가는 아바이마을의 풍경이다. 다시 볼 수 없는 아바이, 아마이들의 모습은 사진으로 남아 실향민 정착촌으로 알려진 아바이마을 청호동의 역사를 대신하고 있다.
눈 내리는 갯배, 철조망과 콘크리트 방호벽, 멀리 조도가 내다보이는 평화로운 아바이 마을 전경, 쓸쓸한 표정으로 아니면 환한 웃음으로 아바이마을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사진집에서 묻어난다. 한 장의 인물 사진 속에 오랜 세월 삶의 이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하며, 한 장 한 장의 사진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어지면서 실향민 정착촌 아바이마을의 역사가 재구성된다. 사진집을 들여다보면 수십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 아바이마을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아바이마을은 2000년 TV 인기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한류 열풍이 불었고, 2010년 TV 오락프로 ‘1박2일’에 소개되면서 아바이마을에는 먹거리 관광객이 넘쳐나고 있다.
엄상빈씨는 “이러한 관광 열풍이 오히려 한으로 살아온 실향민들의 60년 세월을 다 덮어버리는 현실이 왔다”고 안타까워했다.
엄상빈씨는 청호동 아바이마을을 통일염원 1번지로 소개한다. 속초에는 동해바다와 설악산만 있는 게 아니라 청호동이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고 한다. 엄상빈씨는 “만약 통일이 안 된다면 자신은 평생 휴전 상황 속에서 생을 마감해야하는 암울한 세대의 한사람”이라며, “분단의 상징인 이곳 아바이마을의 존재와 의미를 새로운 눈으로 보아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양양 출생으로 속초에서 오랫동안 교사 생활을 지낸 엄상빈(58세) 작가는 민예총 속초지부장, 강원지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1998년 아바이마을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사진집 <속초 아바이마을, 청호동 가는 길>을 펴냈다. 그리고 <생명의 소리>(2006년), <학교 이야기>(2006년), 영월 사람들의 생애사를 담은 <들풀 같은 사람들>(2008년), <평창 두메산골 50년>(2011년) 등 다수의 사진집을 발간했다.
 
엄경선 설악신문 프리랜서 기자
설악신문 2012년 4월 16일자
http://soraknews.co.kr/renewal/kims7/bbs.php?table=news&query=view&uid=24519&p=